겜블링 이야기 30만 알바
3시간 동안 너무 힘들었다.
Player의 개수와 Banker의 개수를 적으러 돌아다니는 것은 나에게는 무의미한 일이였다.
의미있는 일은 얼마든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바카라는 알지도 못하는 내가 형이 시킨 일을 노예처럼 하려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형은 나에게 이렇게 깨달음을 준 적이 많았다.
처음 주식을 알려줄 때도 나에게 시킨 일은 HTS에서 2000개의 종목의 1000일 차트를 보게 하는 것이였다.
그래도 자동으로 2초에 하나씩 자동으로 넘겨주기 때문에 그저 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거의 1시간 넘게 그걸 보고 있으면 정말 눈이 아팠다.
나중에 알았지만 Trading From Your Gut이라는 책에 나오는 수련법이라고 했다.
그 수련이 나에게 주식차트만 봐도 직감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직관력을 준 선물과도 같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거라 믿고 그저 묵묵히 해냈다.
정확하게 3시간이 지나자 형은 내려왔다. "서후야, 힘들었지?"
나는 속에서 일어나는 불만을 참아내면서 "아니, 할 만 했어!" "얼굴에 써 있어! 힘들었다고......
"사실 왜 하는지 모르니까 짜증이 나더라고..."
"그런데, 형 동전던지기가 Lack of Memory 성질을 갖는 거 아니야?"
Lack of Memory란 과거에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과거 패턴에 기반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문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Stochastic Process 용어이지만....
그냥 몰라도 되는 Big Bang 미드 같은데 나오는 대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맞아! 알 수 없지!" "아니 그럼 왜 나한테 이걸 적으라는 거야? 생고생만 했잖아!"
"일단 여기 30만 원!" 그리고 나는 형에게 테이블 번호와 각 슈의 P와 B의 개수를 적은 노트를 줬다.
형은 암산의 대가였지만 노트북을 열더니 빠르게 입력을 해 나갔다.
그리고 P의 비율이 높은 테이블 5개와 B의 비율이 높은 테이블 5개를 노트에 적었다.
"서후야, 따라와!" 형을 따라 간 테이블에는 이미 슈가 시작되었고
이 테이블은 P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왔던 테이블이였다.
그리고 형은 베팅을 하지 않고 그 슈의 출목을 노트에 옮기고 있었다.
PPPBPBPBBB 이때 형은 B에 1 UNIT을 베팅했다. 나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형은 특출나니까..... 그러나 틀렸다. 그리고 형은 다른 테이블로 오라고 했다.
그 테이블은 B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테이블이였다. 출목은 BBPBBPPB 였는데
형은 베팅을 하지 않고 무언가 기다리고 있었다. BBPBBPPBPPP 가 되자
형은 P에 1 UNIT을 베팅했다. 그런데 B였다. 나는 형을 놀리듯이 " 내 수고를 헛되게 하지마라...!"
"그래 미안해! 그런데 어쩔 수 없어! 운이지! 내 실력은 아니니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야!" 그 말이 끝나자 형은 또 다른 테이블로 옮기면서
"P의 비율이 높았던 2번째 테이블로 가자!" 라고 했고
그 테이블에 도착했더니 출목이 BBBBPBBBPBBPPPBB와 같이 진행되고 있었다.
형의 표정은 많이 아쉬워하는 것이 역력했다. "나중에 설명해 주겠지만 좋은 포인트를 놓친 것 같아!
하지만 지금도 그렇게 늦지는 않았어!"
"서후야, 추세의 시작과 끝은 어떻다고 배웠지?"
"시작이 소리소문없이 오고 한번 시작된 추세는 끝날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배웠지!"
"그래 기억하고 있구나!"하면서 형은 B에 1 UNIT을 베팅했다. 다행히 B가 나와서 형은 1 UNIT을 WIN했다.
"서후야, 지금부터 이 1 UNIT의 Chip이 친구를 데리고 올 수도 있을지 보자!"라고
하면서 다시 B에 1 UNIT을 베팅했고, 다행히 B가 나와서 또 하나의 칩을 WIN했다.
"2 UNIT 이긴 상태에서 나는 이제 이 두 개의 칩을 모두 잃을 때까지 B에 계속 베팅할거야!"
그리고 BBBBPBBBPBBPPPBBBB 이후의 출목이 BPBBPBPBBBBPBBBPP와 같이 펼쳐졌다.
형의 손에는 5개의 UNIT이 추가로 들려 있었다.
-1 -1 +2 +5 = 5 UNIT 그리고 형은 "서후야, 이제 가자!"라고 했다.
1000원짜리 칩을 1 UNIT으로 베팅했으니까 한국돈으로 75만 원 정도 번 것이였다.
나에게 준 30만 원을 준 것을 빼면 45만 원밖에 벌지 못한 것이였다.
"아니, 이거 이기려고 한거야? 뭐 대단한 거 알려주려고 온 거 아니였어?"
형은 어이없이 나를 쳐다보며 "다 알려줬잖아!" 나는 "아 뭐야? 빨리 알려줘!"
그러나 형은 카지노를 빠르게 빠져 나가면서 "술이나 먹으러 가자!" 그리고나서
술집에서도 형은 다른 이야기를 하자며 나의 질문을 교묘하게 다른 주제로 돌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RANDOMNESS의 본질과 MONEY MANAGMENT의 기본을 다 알려준 것이였다.
그걸 깨닫는데는 한참 시간이 걸렸다.
Cut Your Loss Quickly and Let Your Profit Run 이라는 문장을 조우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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