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블링 이야기 불안과 희망

겜블링 이야기 불안과 희망

"자! 이제 세미나를 시작하겠습니다!" 한 달에 한번씩 열리는 이 세미나에는 꼭 참석한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정말 친구의 소개로 강남역에 있는 강의장에 처음 온 날이 기억난다. 

친구는 이 세미나를 하는 강사분에게 10년전에 강의를 들었다고 했다.

"서후야, 저분이 안종훈 대표님이야!" "아 그렇구나! 완전 젊은데...." 

"우라랑 나이 차이는 별로 없을거야! 그런데 아주 어릴 때 창업을 해서 엄청난 성공을 하신 분이야!" 

"그런데 오늘 무슨 세미나야? 세미나 제목도 없던데...." 

"세미나 때마다 랜덤으로 주제를 정해서 즉흥적으로 하시는데....오늘은 뭘까?"

그렇게 첫 세미나를 들은 이후로 나는 충격에 빠졌고 

그 이후로 거의 모든 세미나에 참석하려고 노력해 왔다. 

첫 세미나 주제가 란체스터의 법칙이였는데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완전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충격적이였던 것은 세미나 하나에 5개의 이상의 분야의 전문용어를 믹스해서 강의를 했다는거다. 

아주 자연스럽게....... "오늘의 주제는 수차우 도박 실험입니다!"

"WOW!" 친구와 나의 입에서 동시에 나온 소리였다. "안녕하세요? 안종훈입니다!"

"지금부터 제 앞의 책상에 놓여질 A B C D의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하실 겁니다!" 

한 6목 정도의 높이의 카드 4벌을 세미나 안내하시던 분이 가지고 나왔다. 

"세 분이 이 게임에 참여하셨으면 하는데 누가 하고 싶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었고 친구와 나도 손을 들었다. 

친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세미나를 들어서 강사님과 친분이 있어서 그런지 

친구와 다른 두 분을 지명하고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A B C 중 하나를 선택해서 카드를 뒤집으시면 되는 아주 간단한 게임입니다."

친구는 A를 선택했고 다른 두 사람은 각각 B와 C를 선택했다. 

A에서 선택한 카드는 WIN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고 2000원이라는 숫자도 적혀 있었다.

B와 C는 각각 WIN과 LOSE라는 글자와 1000원과 -2000원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오늘 가장 금액이 높으신 분에게 5만 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다들 이제부터 신중하게 게임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친구는 2000원을 번 상태였고, 또 다시 A를 선택했다. 또 WIN과 2000원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B와 C를 선택하신 분들도 똑같은 B와 C를 선택했고 WIN/1000원과 LOSE/-2000원의 결과가 나왔다.

친구는 4000원을 벌었고, B를 2번 연속 선택하신 분은 2000원을 벌었다. 

C를 선택하신 분만 -4000원의 결과로 손해를 보고 있었다. 

"A를 선택하신 분께서 1등을 달리고 계십니다. 그 다음 선택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친구는 또 다시 A를 선택했고, 다른 두 분도 선택을 바꾸지 않고 B와 C를 선택했다.

일종의 심리적 관성이 붙은 것 같았다. 

친구는 잘되니까 바꿀 이유가 없는 것 같았고, 3등이신 분은 언젠가는 잘 되겠지 하는 마음인 것 같았다. 

"자 모두들 계속 같은 카드를 선택하고 계시군요!

이 실험의 많은 결과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일종의 관성이죠!" A카드는 LOSE라는 글씨와 -12500이라는 숫자가 써 있었다. 

내 친구의 얼굴은 일그러져버렸다. 

-8500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B카드는 WIN이라는 글씨와 1000원의 숫자가 써 있었고, C카드는 WIN이라는 글씨와 12500원의 숫자가 써 있었다. 

일순간 C카드를 계속 선택했던 분이 8500원이 되었고 1등이 되어 버린 것이였다. 

이때 강사님은 "1등이 바뀌었네요!" "이제부터 제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A카드는 5장 중 1장이 LOSE와 -12500원의 카드이고, 5장 중 4장이 WIN과 2000원의 카드가 섞여 있습니다." 

친구는 기대값이 -2500원인 손해나는 카드를 선택해 왔던 것이였다.

(-12500/5 + 2000*4/5 = -2500) "그리고 B카드는 5장 중 1장이 LOSE와 -6500원의 카드이고

5장 중 4장이 WIN과 1000원의 카드가 섞여 있습니다." 

B카드도 기대값이 -2500원인인 손해나는 카드였던 것이다. 

운좋게 B카드를 선택하신 분은 세 번 연속 맞추어서 3000원을 번 것이였다.

"마지막 C카드는 5장 중 4장이 LOSE와 -2000원의 카드이고, 5장 중 1장이 WIN이고 12500원의 카드가 섞여 있습니다."

C카드의 기대값만이 2500원의 이익이 나는 카드였던 것이였다.

"자 이제 저는 정보를 드렸습니다. 다음 카드는 어떻게 선택하시겠습니까?" 

친구는 또 다시 A카드로 손이 가고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싸인을 보냈다. 그러지 말라고.... 

"아 친구분이 A카드 선택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 저도 기대값은 순간적을으로 계산을 해서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난다는 것을 알지만

바로 직전에 LOSE가 나왔으니까 그냥 다시 A를 선택하겠습니다!" 

그러나 다시 LOSE가 나와 버렸다. B카드를 선택하신 분도 또 다시 B를 선태했다. 

"이 B카드도 기대값이 손해인데 왜 선택을 하셨습니까?"

"아 음.......손해인가요? 저는 계산이 약해서....그냥 B 할래요!

지금까지 잘 되었잖아요! 전 제 운을 믿어요!" 

그리고 운좋게도 또 WIN카드가 나왔다.

C카드를 연속 세 번 선택하신 분도 또 다시 C를 선택했다. 

그리고 LOSE가 나와버렸다. 친구는 -21000원의 3등이고, B카드를 계속 선택하신 분은 4000원의 2등,

C카드를 선택하신 분은 6500원으로 1등의 성적을 얻고 있었다.

"자 계속하면 좋겠지만 아까운 세미나 시간을 도박으로 채울 수 없으므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상품권은 세 분 모두에게 5만 원씩 드리겠습니다.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떤 카드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만약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카드를 선택하셨을 것 같습니까?" 

강사분께서 일목요연하게 표를 가지고 설명을 시작하셨다. 

핵심은 아무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을 때 너무나 많은 실험 참가자들이 

기대값이 손해가 나는 A카드와 B카드를 선택하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였다.

기대값이 이익이 나는 C카드를 계속 선택하는 사람이 극소수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HY? WIN카드가 나올 때마다 행복감에 휩싸이기 때문에 작은 이익을 얻는데 만족한다는 것이였다.

가끔씩 나오는 LOSE카드는 거액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을 하셨다. 

반대로 LOSE카드가 자주 나오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C카드를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위배된다는 것이였다.

"모든 겜블링의 본질은 인간의 본성에 위배되는 선택을 해야만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매매활동의 80%는 손해가 날지라도 

20%의 성공적인 이익이 기대값을 +로 만드는 것입니다."

"개미투자자들이 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아 맞다!

형이 항상 강조하던 small loss small loss small loss small loss BIG WIN "도박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이익의 잦은 출현에 도파민이 나오면서 -의 기대값인줄 모르면서 

모든 무지랭이 도박꾼은 망해나가는 것입니다."

"프로겜블러들은 작은 손해의 잦은 출현을 기뻐합니다. 

조만간 이루어질 큰 이익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Cut Your Loss Quickly, Let Your Profit Run은 인간의 본성에 위배되는 전략이다. 

손실은 불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을, 이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것도 인간의 본성에 위배되는 생각이다. 

그래서 프로겜블러는 무지랭이 도박꾼들과 반대의 생각을 가진 자라고 할 수 있다.